서울에서 수 십 년을 살아왔고, 이 거리를 수 천 번 지나다녔겠지만, 덕수궁과 함께 이런 풍경이 숨어있을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려웠었다. 성공회 서울대성당의 아름답고 소박한 모습이 화려한 거리 풍경 살짝 뒤에 자리잡은 것을 보니 왠지모르게 감격스러웠다. (3.1운동이나 87년 민주화항쟁 등 중요한 역사적 거점이 되기도 했던 도심 속의 공간..)



그렇게 성공회성당에게 과감하게 자리를 내 주고 의미있는 한 공간이 지하로 내려갔다.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은 그렇게 이미 '아파트'가 뒤 덮어버린 한국 도시건축 환경과는 달리, 마치 성찰하듯 지하공간으로 내려가며 내부도 화려한 인테리어가 아닌 많은 여백을 갖고 구성되었다.



마침 이 공간에서는 우리 삶과 매우 밀접한 '아파트' 시설에 대한 건축공모전 작품들과 그 내용들을 일반 시민들도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는 전시가 진행되고 있었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아파트'를 벗어나기 어려운 것이 한국 도시민의 현실이 되었고, 그 부동산 대책은 매년 사회를 뒤 흔드며 여러 이슈들(교육격차, 빈부격차, 지역격차..)과 맞물려 돌아가곤 한다. 이렇게 혼란스러운 21세기 한국 도시의 상황 앞에서..  과연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은 어떤 의미가 될 수 있을까.

<국립현대미술관>에서도 '건축'에 대한 다양한 콘텐츠들을 조금씩이지만 오래전부터 시도하고 있었다. 이제 성공회성당에게 풍광까지 양보하며 '도시건축'에 대한 이런 실험적 공간이 겨우 생기게 되었지만, 한국 도시민들의 삶에 어떤 긍정적인 도화선이 될 수 있을까..

작은 눈덩이가 큰 눈사람으로 변하듯,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이 예쁘고 재미있는 '전시관'의 역할보다 건축문화와 정책, 비판공간 등의 '플랫폼'으로 활성화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일단 개인적으로 몹시 바라고 있다.

Google Map 보기 - 서울도시건축전시관
https://goo.gl/maps/8TweXv975imrDxrH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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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혁 | Joachim Song

LOG EDITOR / INSIGHT•LOG 총괄PD / 콘텐츠 프로듀서 / 플랫폼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