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요소들이 모인 축제라고 하지만.., 결국 '미디어 파사드(Media Facade)'가 중심인 <서울라이트> 축제가 한창 진행 중이다.

동대문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의 웅장하고 곡선미 넘치는 건물벽은 정말 미디어 파사드의 좋은 먹잇감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사실 그런 점 때문에 꼭 한번 DDP에서의 미디어 파사드를 보고 싶었다. 그래서 2019년의 성탄 전야라고 하는 날에 달려가 본 <서울라이트>.

DDP가 서울의 랜드마크 중 강력한 하나가 되면서, '의류' 키워드가 수 십 년을 지배해 온 서울 동대문 지역은 젊어지고, 모여들고, 글로벌화 되는 공간으로 변화했다. 사각형의 딱딱한 패션업 빌딩들이 자리잡았던 그 공간에, DDP는 정말 (비판도 많았지만)그 값어치를 해내고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고, DDP는 관리나 운용에 있어 적잖은 시행착오와 실험의 시간들을 사실 아직도 겪고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적 건축가의 유작(遺作)이 된 이 건축물이 발휘하는 힘은 점점 콘텐츠가 되고 유튜브를 통하여 더욱 확장되고 있다.

이번 <서울라이트>는 거기에 더욱 불을 당길 콘텐츠라는 생각을 갖고, 그 미디어 파사드의 현장으로 향했다. 역시나 사람들은 북적였고, 이제는 '미디어 파사드'에 익숙한 사람들이 (DDP여서)더욱 기대감을 갖고 관람할 최적의 자리들을 찾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DDP의 거대한 곡선은(정말 각진 그 회색빌딩지역에 최고의 전략이라 생각드는) 예상대로 다양한 패턴들이 공간의 입체감을 살리며 꿈틀거리는데.. 정말 최고의 배경이고 압도적인 비주얼이었다.
말해 무엇하랴. 보는 것이 낫지.



정말 DDP의 가치와 기능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서, 미디어 파사드가 이렇게 훌륭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아쉬운 점, 전략적인 점들이 생각난다.

미디어 파사드의 특성은 '건물'과 결합한다는 것인데, 패턴이나 화려한 그래픽도 좋지만, 좀 더 쉽게 이해하거나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 기반의 구성이 미디어 아트적인 구성보다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끝내 남는다. ( 국회의사당에서 있었던 태권브이 미디어 파사드의 유쾌함이 좀 생각나는..)

또한 조금 더 '축제'스럽게 만들고 싶은 주최자분들의 바램은 이해가 되지만, DDP 건물이 이미 뿜어내는 가치에 좀 더 믿음을 갖고 힘을 실어주는 전략적 방향, 즉 부대행사를 더하는 것보다 미디어 파사드의 구성과 기획에만 아예 더 집중을 하고, 15분 분량 미디어 파사드 쇼를 반복해서 하는 것보다, 스토리를 갖거나 미션을 갖고 건물에 모여든 사람들과 인터랙티브하게 소통할 수 있는 장치들을 운영하는 등의 컨셉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아쉬움이 남는다.

어쩄든, 볼 수 있는 사람들은 꼭 한번 경험해보길 추천한다.
<서울라이트>가 해석한 DDP의 또 다른 가치는 들어서는 모른다. 봐야 한다.


참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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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혁 | Joachim Song

LOG EDITOR / INSIGHT•LOG 총괄PD / 콘텐츠 프로듀서 / 플랫폼 전문가